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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파의 창시자 앙리 마티스와 [춤(La Danse)]

by 날고싶은닭 2022. 3. 15.

춤, 앙리 마티스, 1910, 캔버스에 유채, 260*391cm,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

 

색채의 대가로 불리는 앙리 마티스

앙리 마티스는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으로 색채를 이용하여 주제를 강렬하고 독창적으로 변형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야수파의 창시자입니다

1869년 프랑스 북부 출생으로 처음에는 법학 공부를 했지만 21살 때 맹장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어머니가 사다 준 미술재료로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이 주는 기쁨에 빠지게 되었고 아버지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술 공부를 위해 파리로 떠납니다. 이후 1892년 파리의 장식 미술학교에 들어갔고 3년 후에는 파리 미술 아카데미로 진학하여 이곳에서 귀스타브 모로의 지도를 받습니다.

마티스는 초기에는 전통적인 풍경화나 정물화를 그렸지만 이후에 푸생, 샤르댕, 모네, 세잔, 고갱, 고흐 등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빛을 포착하고 밝은 색채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특히 1905년 프랑스 남부 콜리우르에서 지내면서 밝은 색채와 추상적이면서 자유로운 색감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 시기부터 단순화된 선처리, 과장된 조형, 주관적인 색채 등 그만의 독창적인 표현 방식이 확립됩니다.

그리고 같은 해에 살롱전의 대안으로 설립된 살롱 도톤 전시회에 알베르 마르케, 모리스 드 블라맹크 등과 함께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당시 그의 실험적인 작품을 본 관객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마티스는 당시 부인에게 전시회 관람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마티스는 이때 "나는 여인을 그린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렸을 뿐이다"라고 말을 했는데 이는 미술이란 보이는 것을 그대로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재구성하는 것이라는 20세기 미술의 기본 개념을 이루는 사고의 혁신이었습니다.

당시 전시회를 보고 미술평론가 루이 보셀은 마티스와 함께 전시를 했던 화가들의 작품이 마치 야수 같다고 표현을 했는데 이 야수라는 이름은 이후로도 계속 사용이 되었습니다. 마티스는 젊은 화가들을 이끌고 야수파 운동을 주도한 야수주의의 리더로 향후 미술발전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마티스는 말년에 관절염으로 붓을 잡기 어려워지자 가위로 색종이를 오려 커다란 콜라주를 만들었는데 이 덕분에 형태와 색은 더욱 단순해졌고 마치 순수미술과 디자인의 경계가 무너지는 듯한 효과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마티스의 대표작으로는 [모자를 쓴 여인], [춤], [붉은 방], [푸른 누드], [루마니아 풍의 블라우스] 등이 있습니다.

마티스와 그의 조수 리디아

마티스의 작품들은 유난히 러시아에 많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마티스의 조수이자 말년에는 거의 협업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마티스의 작품 완성에 커다란 도움을 준 리디아 델렉토르스카야라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러시아 태생으로 소르본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마티스의 조수 일을 시작했는데 결국에는 마티스가 사망하기까지 그의 곁을 지키며 그를 돕게 되었습니다. 리디아는 조수이자 많은 마티스 작품의 모델이 되어 주었으며 그가 어떻게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지를 모두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자료들은 마티스 사후에 마티스를 연구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티스는 그녀를 위해 많은 작품을 남겨 주었는데 작품 한 점만 팔아도 큰돈이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리디아는 마티스의 작품을 한점도 팔지 않았고 이후에 고국인 러시아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에 모두 기증하였습니다.

러시아에 남아 있는 마티스의 또 다른 작품 [춤]

20세기 초반 러시아의 많은 예술품 컬렉터들이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을 모았는데 특히 사업가이면서 유명한 컬렉터였던 세르게이 시추킨이 8년 간 마티스의 작품을 37점이나 구매를 했습니다.

특히 이 [춤]이라는 작품은 시추킨의 저택 무도회장에 걸기 위해 주문한 작품으로 마티스가 작품을 위해 러시아를 직접 방문했고 러시아의 예술과 민속 종료 그리고 화려한 색채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품을 그렸습니다. 또 마티스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파리의 물랭 드 라 갈레트도 방문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무희들이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모습을 관찰한 뒤 집으로 돌아와 무희들이 전체 화면에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 물랭 드 라 갈레트에서 들었던 음악을 계속 상기하며 전체 4m짜리 화폭에 무희들을 배치했다고 합니다.

작품은 붉은색, 푸른색, 녹색으로 색채를 제한해 사용함으로써 작품에 강렬함을 더하고 있으며 동시에 윤곽을 단순화시켜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시적인 분위기를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다섯 무희들이 만들어낸 원형에서는 강한 에너지와 힘이 풍겨져 나오고 있으며 실제로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만 같은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시추킨의 저택에 걸려 있다가 러시아가 공산화가 되면서 국가에 귀속되었고 현재는 러시아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소재이지만 색이 조금 옅은 [춤1]이 뉴욕 현대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는데 이는 마티스가 연습 삼아 하나 더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 뉴욕 현대미술관 MOMA에 전시되고 있는 마티스의 [춤1]입니다. 러시아는 가보지 못했지만 이 작품은 MOMA에서 실제로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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